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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고

나무위키 임시조치의 악질성

나무위키는 한심한 사이트이다. 학술 문서의 부정확성 및 허위성은 이루 말할 것도 없으며, 기타 어떤 주제에 있어서도 나무위키 문서의 반은 참, 반은 거짓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야 하는 어떤 분야의 {初學|초학} 입문자에게 나무위키는 그다지 열독을 권장하지 않는 사이트이며, 숙련자에게 있어서도 굳이 쓰레기 잡탕 정보 온상인 나무위키를 참고할 이유는 별로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너그러이 봐준다 쳐도, 사이트의 특성상 작성자의 책임이 분산되어 결국 아무도 법적인 제지를 받을 수 없다는 구조 탓에, 일개인에 대한 편향적 서술 및 허위 정보가 공공연히 기재되어 다수에게 전파되는 문제는 심각하다. 사람들은 나무위키가 쓰레기 사이트라는 인식에 동의하면서도 그곳에 기재된 정보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디지털 리터라시가 한심하고 저열하기 때문이다. 하기사, {漢盲|한맹}들이 판을 쳐 통상적인 문해력도 한심한 수준한데 어찌 성숙한 디지털 리터라시를 기대하겠는가? 게다가 나무위키는 서버를 파라과이에 두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지연시켜 이행하여 막대한 부당 이익을 취하고 있다. 나무위키 접속 차단을 주장하는 {與|여}특위의 입장에 나는 매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무위키에 내 채널을 다룬 문서가 생성된 그 시점부터 해당 문서를 삭제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있어왔다. 그런데 나는 왜 지금까지 삭제 요청을 하지 않았을까? 합당한 이유가 있다. 나무위키에는 ‘임시조치’라는 권리침해 방지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데, 임시조치 신청이 수리될 경우 해당 문서는 명목상 삭제되며, 나무위키 관리자들에 한해서 접근 및 관리가 가능해진다. 임시조치는 30일간 유지되며 그 이후에는 새롭게 문서가 작성될 수 있다. 당사자를 다루는 문서를 작성하는 행위의 원천봉쇄는 불가능하다. 내가 지금껏 임시조치를 신청하지 않았던 이유는 임시조치 신청 과정이야말로 권리침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권리침해 방지를 위해 마련된 임시조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권리침해가 실은 두 차례나 범해진다는 충격의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하나는 신분증 제출 요구이다. 임시조치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임시조치 사유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임시조치를 신청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부조리한 요구는 결코 따르지 말아야 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측은 관련 법에 따라 수집 목적을 명확화할 의무가 있고,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한해서만 수집하여야 한다. 제출된 신분증은 “본인 확인 목적 및 권리자, 위임자의 이름 혹은 단체명의 투명성 보고서 공개 목적으로만 활용”된다고 한다. 따라서 나처럼 실명 및 생년월일 등 신분증 상에 기재된 개인정보를 일체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자는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불합리한 요구에 응할 이유는 전혀 없다. 신분증 외에도 본인 식별에 사용할 수 있는 증빙 자료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왜 반드시 신분증이어야 하는가? 나무위키는 정부기관이 아니며 파라과이에 위치한 해외 소재 법인이므로 대한민국 국적자에게 신분증을 요구할 이유도, 그리고 그러한 부조리한 요구에 응할 이유도 없다.

 

또 하나는 투명성 보고서이다. ‘투명성 보고서’라는 명목으로 문서 당사자가 관리자에게 보낸 삭제 요청 편지를 하나하나 전시해놓는다. 마치 공공의 이익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양으로 명명된 이 보고서는, 실은 나무위키의 악의적 서술에 의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유명인이 나무위키 관리자에게 절실한 심정으로 보낸 임시조치 신청문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무자비하게 전시해놓은 {梟首場|효수장}에 불과하다. 게다가 신분증이 제출된 이후에는 신청자의 본명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만천하에 드러난다. 공개되기 원치 않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삭제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작성한 임시조치 신청문이, 자신의 실명을 까밝히는 새로운 원천이 되는 것이다. 애초에 나무위키 상의 문서는 당사자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도 아닌데, 그것의 게재 취소를 요구하기 위한 과정에서 개인의 민감한 신상 정보를 동의 없이 까밝히는 행위는 터무니없이 부조리하다. 순진하고 무고한 자들을 불의에 덮치고 그 육체의 절편을 진열해놓은 {鮮血淋漓|선혈 임리}의 장식장을 ‘투명성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파렴치하게 포장해놓은 것. 내가 임시조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처음 투명성 보고서의 목록을 목격했을 때에는 헛구역질이 났다.

 

나무위키 상에서 고작 허위 정보와 편향적 서술을 지우기 위해 내가 지켜온 익명성을 희생할 수는 없다. 만일 나무위키에 작성된 자신에 관한 문서를 삭제하고자 할 때 임시조치라는 조악한 함정에 발을 디딘다면, 투명성이라는 명목 아래 강제적으로 개인신상이 들춰지는 모순된 굴레에 빠지게 될 것이다. 차라리 형사고발이나 민사소송을 고려하는 편을 추천하며, 나무위키의 접속 차단을 고려하고 있는 {與|여} 미디어특별위원회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겠다.

 

첨언. 세간이 요구하는 투명성은 유명인이 절박한 심정으로 작성한 편지문과 그들의 순진함을 악용하여 실명을 박제하는 게 아니라, 파라과이 해외 법인을 세워 부정하게 운영되고 있는 나무위키의 경영 실태일 것이다.

 

투명성 보고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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