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견표
역번 | 한국어 역명 | 현행 중국어 역명 | 제안 중국어 역명 | 비고 |
215 | 잠실나루 | 蠶室渡口 | 蠶室津 | |
217 | 잠실새내 | 蠶室新川 | ✕ | |
234–4・518 | 까치산 | 喜鵲山 | 鵲山 | |
321・614 | 연신내 | 延新川 | ✕ | 延曙川에서 조정 |
325 | 무악재 | 毋岳嶺 | ✕ | |
343 | 매봉 | 梅峰 | ✕ | 鄕漢分割 음역 유지 |
346 | 학여울 | 鶴灘 | ✕ | |
408 | 별내별가람 | 別內星江 | ✕ | |
435 | 선바위 | 立岩 | ✕ | |
442 | 범계 | 凡溪 | 虎溪 | |
527 | 여의나루 | 汝矣渡口 | 汝矣津 | |
546 | 광나루 | 廣渡口 | 廣津 | |
550 | 굽은다리 | 曲橋 | ✕ | |
613 | 독바위 | 瓮岩 | ✕ | |
616 | 새절 | 賽折 | 新寺 | |
632 | 버티고개 | 波提嶺 | 扶於峙嶺 | 扶於峙에서 첨삭 혹은 음역 유지 |
643 | 돌곶이 | 石串 | ✕ | |
712 | 마들 | 馬得 | 馬坪 | 馬位坪에서 첨삭 |
718 | 먹골 | 墨谷 | 墨洞 | 墨谷도 가능 |
740 | 장승배기 | 長丞拜基 | ✕ | 음역 유지 |
742・S404 | 보라매 | 波拉美 | 甫羅鷹 | 차자표기 |
751 | 까치울 | 喜鵲屋 | 鵲洞 | 鵲谷도 가능 |
905 | 마곡나루 | 麻谷渡口 | 麻谷津 | |
916・S401 | 샛강 | 賽江 | 間江 | 창작 한화지명 |
918 | 노들 | 鷺得 | 鷺梁 | |
934 | 송파나루 | 松坡渡口 | 松坡津 | |
K216 | 한티 | 漢堤 | 漢峙 | 鄕漢分割 창작 한화지명 |
U112 | 범골 | 本果 | 虎洞 | 虎谷도 가능 |
U119 | 새말 | 賽馬 | 新谷 | |
S111 | 솔밭공원 | 松林公園 | 松田公園 | 인공지명 |
S117 | 솔샘 | 松泉 | ✕ | |
I208 | 검바위 | 黔石 | 儉岩 | 鄕漢分割 |
I216 | 가재울 | 蝲蛄溪 | 佳佐洞 | |
I220 | 석바위시장 | 石岩市場 | ✕ | |
I223 | 모래내시장 | 沙丘市場 | 沙川市場 | 창작 한화지명 |
들어가며
올 겨울 我國 각지를 여행하면서 철도 교통을 요긴하게 이용하였다. 공공 디자인을 음미하는 습관이 있는 나는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 나아가 일반철도의 공공 디자인을 보면서 역명의 표기, 특히 중국어 역명을 번역함에 있어 형식상의 일관성이 결여되었다는 인식을 받았다. 驛名의 중국어 표기를 정하는 지침이 있기는 하나, 그 지침에서 정하는 판단 기준이 상당히 자의적으로 해석・적용되고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훈령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이하 【공공】)은 公共用語를 외국어로 번역함에 있어, 중국어에 대하여 제4조(언어권별 번역 및 표기 원칙)에 다음과 같은 조항을 마련해두었다.
② 중국어
1. 한자어가 있는 경우에는 간체자로 변경하여 한자역을 한다. 한자역이 다른 의미로 해석될 경우 중국에서 통용되는 표현으로 의미역을 한다.
2. 순우리말은 의미, 기원 등을 살려 의미역을 한다.
3.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순우리말을 음역할 수 있다.
가. 정확한 의미나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나. 유사한 개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드러내야 할 경우
4. 음역은 다음과 같이 표기하되, 필요에 따라 해당 용어의 속성을 함께 표기할 수 있다.
가. 국문 명칭의 한 글자당 하나의 간체자로 표기한다.
나. 한국어의 연음을 반영하여 표기한다.
5.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번역 및 표기는 관용으로 인정하여 사용할 수 있다.
6. 중국어 외의 외국어 및 외래어는 중국에서 통용되는 형태로 번역 및 표기 한다. 단, 외국어 및 외래어의 표기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때에는 해당 외국어 및 외래어를 그대로 표기할 수 있고 필요시 속성을 추가하여 표기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연 지명」「인공 지명」「문화재명」「도로명 및 행정구역」「정거장명」 등에 대하여 예시와 함께 따로 細則을 제시하는데, 기본적으로 제4조의 趣旨를 踏襲하고 있으니 일일이 이곳에 轉載하지 않겠다. 주로 都市・廣域鐵道를 염두하고 작성되었을 【공공】은 漢字 표기에 있어 簡化字를 사용하도록 지시한다. 반면, 2023년 11월 30일에 마지막으로 개정된 국토교통부 철도운영과의 「철도 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 제8조 3항에는 다음과 같이 正字를 쓸 것을 지시한다.
4. 한자는 번자체로 일절일음(一節一音) 원칙에 따라 표기할 것
따라서 일반 열차가 정차하는 기차역에는 漢字 표기가 正字로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해선 고래불역과 같이 고유어 역명을 가진 驛舍 및 그 공공 디자인에서 漢字 표기가 생략된 것을 감안하면, 일반 열차의 역명의 漢字는 중국어가 아니라 國語의 보조 표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어 역명의 비일관적인 형식 및 지명에 대한 역사적 맥락의 忽視는 鄕土 문화를 차세대로 계승시켜나감에 있어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또한 我國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을 공산이 크므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수도권 전철의 역명을 번역함에 있어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보다 체계적이며 역사적 맥락을 고려한 새로운 중국어 역명을 제안할 것이다.
판단 기준
고유어 역명에 대한 현행 중국어 번역의 良否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공공】에는 우선 「의미・기원 등」을 살려서 意味譯하되 「정확한 의미나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音譯할 것을 지시하므로, 意味譯을 音譯보다 우월한 것으로 간주하겠다. 또한, 막연하게 意味譯이라고 칭해지는 것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필요가 있는데, 「기원」을 고려한 漢化 지명과, 현대 口語에 기반하여 단순히 「의미」를 逐語譯한 것은 그 성질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다음과 같이 위계적인 판단 기준을 세워 고유어 역명의 현행 중국어 번역을 평가하고, 역사 문헌과 古地圖에 文證되는 실제 漢化 지명을 참고하여, 개선의 여지가 있는 항목에 한하여 새로운 중국어 翻譯案을 제안할 것이다.
전제
1. 인공지명은 고려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2. 고유어 역명을 중국어譯함에 있어 하나의 지명에 음역과 의미역을 혼용하지 않을 것.
3. 僻字 및 國字를 포함하는 한국적 用字의 사용은 삼갈 것.
의미역에 대하여
4.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의미역을 할 것.
5. 漢化 지명이 문증될 경우 그것을 취할 것. 단, 그 대응이 직관에 반하는 경우에 한하여 첨삭・조정할 것.
6. 漢化 지명이 문증되지 않을 경우, 되도록이면 전통적인 한화 지명 관습을 답습하여 작명할 것.
음역에 대하여
7. 부득불 음역하게 될 경우 【공공】의 지시를 따를 것.
수도권 전철
운영 주체와 상관없이 노선명에 기반하여 항목을 마련하되 경춘선·경강선·서해선은 제외한다.
2호선
215번 잠실나루역의 중국어 표기는 「蠶室渡口」이다. 前部 요소인 蠶室은 본디 漢字 지명에서 유래하고, 後部 요소인 「나루」는 고유어로서 중국어 번역에서는 意味譯하여 「渡口」가 되었다. 「渡口」는 물론 韓中日 세 나라에서 일관되게 「나루터」를 의미하는 漢字語이지만, 이를 일반 어휘로서 口語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중국어뿐이다. 【공공】 제6조(인공지명)의 중국어 범주에는 「순우리말로 구성된 인공 지명은 의미나 유래를 고려하여 의미역」하도록 되어 있고, 제9조(정거장명)의 영어 범주에는 「인공 지명의 후부 요소가 실제 속성과 무관할 수도 있는 경우에는 국문 명칭 전체를 로마자로 표기」하도록 지시한다. 그 말인즉슨, 지명과 현실이 名實相符하지 않는 경우에는, 後部 요소를 「意味譯」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條目이다. 제9조의 중국어 범주에는 이러한 취지의 條目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地名의 일부로 고착화된 인공지명의 地名素를 意味譯해서는 불필요한 혼란을 惹起할 뿐이므로, 영어에 마련된 仝 條目을 확장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루」라는 地名素는 까다로운 위치에 있다고 보인다. 오늘날 漢江 유역의 전통적인 나루터는 都市開發과 함께 사라졌거나 더는 이용되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後部 요소 「나루」를 일관되게 중국어 「渡口」로 意味譯하는 현행 번역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 삼아 다음에 서울역사편찬원에서 제작한 李朝代 한강 流域의 나루터 분포도를 싣는다.

상세는 문헌 별로 다르겠으나, (驛名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으나)「삼밭나루[三田渡]」와 같이 漢化地名에서 「渡」로 고착화된 일부 지명을 제외하면 모두 관행에 따라 「津」으로 옮겨야 마땅하다고 본다. 현대까지 이어지는 「광나루[廣津]」「노들나루[鷺梁津]」 등도 「津」이 쓰이는 고로, 잠실나루역의 중국어譯은 「蠶室津」으로 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존하는 수도권 전철의 모든 「–나루」 역명의 중국어譯은 「–渡口」를 버리고 「–津」을 취할 것을 제안한다.
217번 잠실새내역의 중국어 표기는 「蠶室新川」이다. 고유어 역명에 나타나는 음절 「새」는 음역될 경우 종종 「賽」로 옮겨지지만, 이 역에 관해서는 이미 존재하는 漢化 지명을 그대로 취하였다. 『한국지명총람』(이하 【총람】)에는 당시 기준 서울특별시 城東區 新川洞 일대의 전래지명 「새내」「새내강」「새내나루터」 등이 채록되어 있고, 법정동名으로부터 자명하듯이 대응되는 漢化 지명은 「新川」이다. 따라서 해당 역의 중국어 번역인 「蠶室新川」은 적절하다고 보인다.
234–4번 까치산역의 중국어 표기는 「喜鵲山」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 되겠으나, 前部 요소인 「까치」를 구태여 중국어 「喜鵲」로 옮길 이유는 없어보인다. 自然地名은 일반명사가 아니기 때문에 지명의 각 요소를 단순히 逐語譯하는 방식에 거부감이 生起되는 것이다. 漢化 지명 자체가 意味譯의 일종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古典中國語에 기반한 지명의 漢化는 동아시아 周緣 사회의 오랜 관습으로 자리잡은 정통성 있는 문화로서, 고유어 지명을 現代中國語로 단순히 逐語譯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漢字 한 字가 한 音節을 이루는 한국어의 특성 상, 原語의 음절 수를 맞춰서 중국어 한자 표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존재하는 듯한데, 관습적인 漢化 과정에서 음절 수의 일치는 일반적으로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러한 내 생각은 7호선 까치울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까치산역의 중국어 번역으로 「喜鵲山」 대신에 「鵲山」을 제안한다.
3호선
321번 연신내역의 중국어 표기는 「延新川」이다. 이 지명은 「延曙내」「延曙川」「迎曙川」「연신내」 등으로 불리는 계열과 「까치내」 계열, 「佛光川」 계열이 전래된다. 호칭이 분분하기 때문에 다양한 민간어원이 부여되었고, 정확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漢化지명을 갖지 않는 「연신내」가 1960년대에는 이미 문헌에 등장하며, 현재는 도시개발과 함께 覆蓋되었지만 역명으로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이전에는 「延曙내」라는 호칭이 보다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古地圖는 물론 『朝鮮五万分一地形圖』(이하 【오만분】)에도 「延曙내」라는 형태가 채택되었다.

「연신내」라는 형태는 전통적으로 漢字 표기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역명의 중국어譯으로 종래 일반적으로 쓰여온 「延曙川」을 채택해도 무방해보이지만, 後述할 마들역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비직관・비직선적인 대역이 되어버린다. 漢化지명 자체는 존재하나, 내가 정한 판단 기준에서 「그 대응이 직관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약간의 조정을 가하여 결국에는 현행 중국어 역명인 「延新川」을 존중하기로 한다.
325번 무악재역의 중국어 표기는 「毋岳嶺」이다. 傳來地名에서 「고개」「재」「티」 등은 대응되는 漢化 지명의 對譯字 [嶺][峴][峙][岾]등과 多對多 관계가 확인된다. 이는 韓國語 사용 사회에서 이미 오래 전에 漢文訓讀의 어문 관습이 사장되었고, 그로 인해 일본어의 定訓과 같은 개념이 태동하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유지되지 못한 탓이다. 「무악재」는 본래 「慕鶴嶺」「母岳峴」 등 한자 표기가 분분했던 지명이므로, 현행 중국어 표기인 「毋岳嶺」은 이대로도 적절해보인다.
343번 매봉역의 중국어 표기는 「梅峰」이다. 이와 같이 어색한 표기가 결정된 이유는 경의·중앙선에 이미 鷹峰역이 존재하는 탓이다. 수도권 전철의 역명을 중국어譯함에 있어 생기는 문제 중 하나는, 漢化 지명과 대응되는 고유어 지명이 별개의 역명으로 채택된 경우가 꽤 있다는 사실이다. 철도 驛名에 고유어 지명이 다수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은 역명심의위원회 위원장인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회장의 전래지명에 대한 지대한 관심 덕분에 성사된 것이다. 전래지명을 보다 상위의 행정구역명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배우리 회장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는 바이나, 다만 본래 一對多 대응을 가졌던 「땅」과 「漢化・전래지명」의 관계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驛名에 전래지명을 도입한 그의 방침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중국어譯 문제와 별개로, 동일 대상에 부여된 복수의 기호인 「阿峴・兒峴」과 「애오개」가 상이한 역명으로 채택됨으로써 이제는 본래 하나였던 대상이 둘로 분리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의 이러한 방침 없이는 전래지명이 驛名으로 채택되는 일도 없었을 터이며, 애초에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 쪽이 다수파일 것이다. 여하튼 앞으로 이 글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鄕漢分割이라고 칭할 것이다. 3호선 매봉역에 관해서는 별다른 수가 없으므로 현행 중국어 역명을 유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
346번 학여울역의 중국어 표기는 「鶴灘」이다. 해당 중국어譯은 『大東輿地圖』에 문증되는 표기와 일치하므로 문제가 없다. 다만 「학여울」 그 자체가 실존했던 지명인지는 문헌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며, 『大東輿地圖』에서 炭川과 良才川이 합류하는 땅으로 나오는 「鶴灘」의 後部요소를 풀어읽어 오늘날에 이른다. 『大東輿地圖』 이래의 지도에서 鶴灘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본래 曲流하던 하천이었던 良才川은 1970년대에 直江化 공사가 시행되었으므로, 1993년에 개업한 학여울역의 위치가 반드시 과거 鶴灘의 절대적 위치와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며, 오직 탄천과 양재천이 합류하는 땅이라는 상대적 위치로서 그 이름을 다시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여울역 개업 이후 역명을 발음함에 있어 논란이 있어왔는데, 고유어 지명이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전래지명이 아닌 창작 지명인 탓에 발음을 특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에는 국어학적 논거를 바탕으로 [항녀울]이라는 발음이 정착하였다. 기왕 창작할 양이었다면 차라리 前部요소까지 풀어읽어 「두룸여울 [두룸녀울]」로 하는 편이 보다 상징적인 역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4호선
408번 별내별가람역의 중국어 표기는 「別內星江」이다. 중국어譯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겠으나, 우선 「별가람」이라는 넌센스한 新作 지명부터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 南楊州市에 조성된 별내신도시에 놓인 1단지 「별가람마을」은 기존 지명 「別內」를 재해석한 것으로, 아마도 「별[星]」+「내[川]」와 같이 푼 것을 어째서인지 다시 「별[星]」+「강(江)」으로 꼰 뒤에 後部요소를 妄想的인 고유어(?)로 바꿔치기 한 것이리라. 「別內」는 1914년 府郡面統廢合의 시행으로 別非面(別非曲面이라고도)과 內東面을 합병하면서 생겨난 合成地名이다. 이 역명의 중국어 번역은 이 글에서 세운 기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역명 그 자체에 대한 몇 가지 불만 사항을 토로하고자 한다. 우선 後部요소인 「가람」의 허구성 및 부적절성을 지적해야 한다. 「가람」은 실존하는 단어가 아닌데, 알 수 없는 이유로 「江」의 고유어로 잘못 알려져 있다. 「가람」은 中世語에서 古典中國語 「江」의 對譯語로 쓰였다가 조만간 도태된 「ᄀᆞᄅᆞᆷ〮」을 억지로 現代語로 反射시킨 꼴로 보이는데,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학습된 차용은 2020년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퇴출되지 못하고 떠받들어지고 있다. 「바람」(< ᄇᆞᄅᆞᆷ) 및 「사람」(< 사〯ᄅᆞᆷ)과 같은 사례를 들어 「가람」이 「ᄀᆞᄅᆞᆷ〮」의 現代 反射形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있으나, 방언마다 현대語形이 다를 수 있다는 문제는 且置하더라도, 좌우지간 「ᄀᆞᄅᆞᆷ〮」은 現代語까지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불규칙적인 변화까지 가정하여 논함에 어떠한 실효적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ᄀᆞᄅᆞᆷ〮」이라는 死語를 현대에 들어 의심스러운 반사헝으로 억지로 되살려 마치 「江」과 동의어인 양 亂用하는 것은 실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중세어에서 본래 「ᄀᆞᄅᆞᆷ〮」의 용법이 한결같이 중국어 「江」(때로는 「湖」마저)의 對譯語로만 쓰인 사실을 고려하면, 해당 외국어에 마땅히 대응되는 개념이 한국어에는 없었기 때문에 「번역어」처럼 발생한 대역 관계일 가능성마저 시사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고을」을 포함하는 전래지명이 단 하나도 없듯이(「빛고을 ← 光州」「온고을 ← 全州」 등을 현대적 作爲가 아닌 실제 전래지명이라고 믿어온 독자는 큰 충격을 받으리라), 「江」이라는 의미의 「가람(?)」을 포함하는 전래지명 역시 결코 없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前部요소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별[星]」과 같은 해석에는 어느 정도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별내면에 위치하는 「별고개」「비루고개」「비루개」(모두 같은 지명의 異形態)라는 자연지명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별[星]」보다 「벼루[遷]」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정적인 근거는 없다. 그러나 일부 주장에 따라 別非曲을 「별빛골」로 풀이할 근거도 결코 없다. 【오만분】 「議政府(春川十四號)」에는 오늘날 「별고개」 등이 星峴으로 기재되어 있고, 아쉽게도 別非曲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지명은 나타나지 않는다. 日帝가 조사한 54책 필사본 『朝鮮地誌資料』(이하 【지지】)는 공교롭게도 京畿道 楊州郡의 전래지명이 수록되었을 책이 缺失되어 전하지 않는다.

中世語를 기반으로 제멋대로 지어낸 존재하지도 않는 말, 예컨대 「가람」과 같은 말의 源泉은(「가람」 자체는 20세기 초까지 거슬러올라가기는 하나) 물론 아무나 헛소리를 그럴싸하게 지껄일 수 있는 웹이다. 여전히 한국어의 通時的인 변화 과정에 전혀 무지하면서도 地名의 기원을 밝히겠다며 괜히 설치는 자들이 있는데, 예컨대 『龍飛御天歌』에 나오는 淵遷의 고유어 지명인 「쇠〮ᄫᅧᄅᆞ〮」를 현대어로 옮길 때 「쇠벼라」라고 하는 것이 그러하다. 그러나 초보적인 國語學 지식을 구사함으로써 구태여 현대어로 反射시키자면 「쇠여루〜쇠벼루」로 옮겨야 마땅함은 지극히 분명하며, 그 語源도 어지러이 논할 것 없이 「소[淵・沼]」+「벼루[遷]」일 따름이다. 이처럼 地名學이나 語源學 같이 無識者가 濫吹하기 쉬운 분야의 정보는 분별있게 여과하여 수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409번 당고개역은 작년에 불암산역으로 개명되었기에 고려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435번 선바위역의 중국어 표기는 「立岩」이다. 「立岩」은 【총람】에 채록된 「선바위」의 漢化 지명이므로 적절하다. 【지지】에도 나온다.

442번 범계역의 중국어 표기는 「凡溪」이다. 「범계」의 後部요소는 일단 한자어 「溪」인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지역에 전해지는 전래지명 「범내」를 漢化한 것이 「虎溪」이며 현재도 법정동・행정동名으로 남아 있다. 중국어 번역은 기존의 漢譯을 존중한 「虎溪」가 바람직스럽다.

5호선
518번 까치산역에 관해서는 前揭 2호선 문단의 仝항목을 참고하라.
527번 여의나루역의 중국어 표기는 「汝矣渡口」이다. 더불어 546번 광나루역의 중국어 표기는 「廣渡口」이다. 「나루」의 문제에 관해서는 2호선 잠실나루역 항목에서 이미 논했다. 여의나루역과 광나루역의 중국어 번역으로 새로 「汝矣津」 및 「廣津」을 제안한다.
550번 굽은다리역의 중국어 표기는 「曲橋」이다. 해당 중국어譯은 古地圖에 문증되는 漢化 표기와 일치하므로 문제가 없다.

6호선
613번 독바위역의 중국어 표기는 「瓮岩」이다. 「독바위」의 漢化지명은 「甕巖=瓮岩」이므로 해당 중국어譯은 적절하다.
614번 연신내에 관해서는 前揭 3호선 문단의 仝항목을 참고하라.
616번 새절역의 중국어 표기는 「賽折」이다. 새절역은 前揭 3호선 문단의 매봉역처럼 단일 대상에 대한 복수의 기호가 별개의 역명으로서 배당된 경우와는 조금 다르게, 단순히 우연히도 지명의 발음이 겹친 경우에 해당한다. 애초에 「새절」이라는 지명이 흔한 탓에 그 전형적인 漢化지명인 「新寺」 역시 서울은 물론 전국에 다수 분포하지만, 한글 표기에 속아서는 안된다. 3호선 신사역은 강남구의 新沙洞, 6호선 새절역은 은평구의 新寺洞에 위치하여 애초에 漢字 표기가 상이하다. 따라서 새절역의 중국어譯이 「新寺」로 결정되지 않은 것은 다소 의문스럽다. 한글 표기로는 지명이 겹치는 탓에 부득이 한 쪽이 전래지명을 취했어도, 본디 漢字 표기 상으로는 명확하게 구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절역의 중국어譯으로 어설픈 음역 표기는 버리고 「新寺」를 취해야 마땅하다.
632번 버티고개역의 중국어 표기는 「波提嶺」이다. 「버티고개」라는 지명의 어원에 대해서는 諸說이 분분하므로 【공공】에서 말하는 「정확한 의미나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어원이 불분명한 전래지명을 중국어譯할 때의 문제는, 이 글에서와 같이 전통적인 漢化지명을 최상위의 판단 기준으로서 편입시킴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총람】은 「버티고개」「버터고개」를 수록하고, 『한국지명유래집』「중부편」은 이에 더해 「배터고개」「번티」「버티」「버터扶於峙」를 제시한다. 「扶於」는 한국어 음절 「버」를 나타내기 위해 궁리된 표기일 수 있다. 또한 조지 포크에 의한 한글 필사 『漢城全圖』를 근거로 「부어티고ᄀᆡ」라는 한글 표기를 소개하는 자료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버티고개」의 전통적인 한자 표기인 「扶於峙」「夫於峙」의 한자 발음을 당시의 한글 정서법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한글 필사 『漢城全圖』의 원본을 유심히 살펴보면 실제로는 「부어터고ᄀᆡ」로 판독하는 편이 자연스러우며, 「부어」를 포함하는 형태가 전래지명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버티고개」의 다른 漢字 표기인 「負兒峴」「伐兒嶺」은 추가적인 설명을 要하나, 여하간 가장 일반적인 漢字 표기는 「扶於峙」이다. 그러나 「버티고개」와 「扶於峙」는 상기 판단 기준에서 「그 대응이 직관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지명소의 대응을 정렬시키기 위해 「고개」의 대역 「嶺」을 첨가하여 「扶於峙嶺」으로 조정하여도, 여전히 前部요소인 「버티」와 「扶於峙」의 대응은 직관에 反하지만 더 이상의 첨삭은 이도저도 아니게 될 뿐이다. 버티고개역의 중국어譯은 「扶於峙嶺」으로 타협하거나, 현행 음역 「波提嶺」을 유지하는 편이 낫겠다.
643번 돌곶이역의 중국어 표기는 「石串」이다. 石串洞이라는 법정동名에서 자명하듯이 「石串」은 문제가 없다.
7호선
712번 마들역의 중국어 표기는 「馬得」이다. 나중에 언급할 노들역과 마찬가지로 한국어 「들」을 「得」로 음역한 사례이다. 「들」은 한국어 화자에게 있어 친근한 地名素이기 때문에 이를 음역한 표기는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마들」은 中浪川이 관통하며 흐르는 녹지 구역인 「마들평야」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는데, 【오만분】은 평야의 이름을 수록하지 않아 참고할 수 없다.

또한 前述했듯이 【지지】의 楊州郡 부분은 缺失되었기 때문에 【총람】과 古地圖를 참고해야 한다. 사실 【총람】에서도 「마들」은 채록되지 않았고, 대신에 上溪洞의 평야 지명으로서 「마윗들」「맛들」 및 그 漢化지명인 「馬位坪」이 실려 있다. 「마들평야」라는 말은 지하철 4호선 건설과 더불어 上溪洞 일대가 개발되고 있던 1984년이 되어서야 대중적인 문헌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 이전의 언급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경향신문』 1991년 8월 2일자 기사에 따르면, 7호선 지하철역 「마뜰」이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마들」로 변경되었다고 보도하였는데, 전래지명 「맛들」은 한국인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된소리를 포함하기 때문에, 새롭게 개발한 상계동 일대의 이미지 제고를 꾀하고자 「맛들=마뜰」을 임의로 「마들」로 바꾼 게 아닐까 짐작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해당 지역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마들평야」라는 호칭이 생소하다는 증언이 존재한다.

상당한 정황이 「마들」보다는 「마뜰」(나아가 「마윗들」)이 본디의 지명이었음을 시사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마윗들」은 고유어 지명이 아니라 「馬位+ㅅ+들[坪]」 혹은 「馬位+뜰[庭]」로 구성된 混種語 지명인 것이다. 英祖38년 5월 3일조 『實錄』 기사의 「兵曹判書金陽澤,以蘆原・靑坡馬位田坊築作畓仰陳」라는 구절로부터 짐작건대, 上溪洞 일대에는 실제로 馬位畓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명의 연원과 역사적 맥락을 계승하여 마들역의 중국어譯은 「馬位坪」에 기반하여야 할 것이다. 3호선 연신내역 문단에서 논했듯이, 「마들」과 「馬位坪」 간의 대응은 내가 정한 판단 기준에서 말하는 「직관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전래지명 「마윗들」에서 「위」가 탈락하여 「맛들」이라는 형태가 발생했고, 또 해당 형태를 바탕으로 역명이 제정된 점을 고려하여, 중국어 역명을 「馬位坪」에서 「位」를 삭제한 「馬坪」으로 정할 것을 제안한다.
718번 먹골역의 중국어 표기는 「墨谷」이다. 【총람】에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묵동의 「먹굴」 및 그 漢化지명인 墨洞으로 수록되었다. 【오분만】에는 「墨洞」으로 나올 뿐이고, 【지지】는 前述했듯이 楊州郡 부분이 전하지 않아 참고할 수 없다. 「墨谷」은 실제로 가능한 漢化이기는 하나, 이 글에서 내세운 판단 기준에 의거하면 중국어譯으로는 「墨洞」을 우선해야 한다. 다만 철도 驛名의 중국어 표기를 정할 때, 地名素 「골」을 漢字 「洞」보다는 「谷」으로 대역하려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는 「洞」의 한국적 의미가 중국어에서는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리라. 또한 「골」과 「谷」는 발음이 유사하므로 類化 음역의 일종으로 간주할 수 있다. 「洞」의 사용은 이 글에서의 판단 기준 3에 의해 기각되어야 할 여지가 있으나, 「明洞」과 같이 「洞」을 그대로 중국어 역명 표기에 사용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하므로, 일단은 漢化지명에서 본디 「洞」에 대응되는 「골」을 중국어 역명에서 「谷」으로 대역하는 방안을 허용 범위에 놓기로만 한다.
740번 장승배기역의 중국어 표기는 「長丞拜基」이다. 「장승배기」는 「장승박이」이라는 일반명사에서 유래하며, 제3음절의 모음의 차이는 逆行同化에 의한 것이다. 해당 역명은 본디 借字語인 長栍・長丞을 제외한 부분이 音譯되었다. 【공공】에서 音譯의 판단 조건으로 드는 「정확한 의미나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 「유사한 개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드러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승배기」를 포함하여 地名素 「바기=배기」를 포함하는 지명은 전국적으로 분포하나, 그로부터 일관된 漢化의 경향을 추출해낼 수는 없다. 억지로 漢化지명 風으로 意味譯을 시도하기보다는 현행 音譯을 유지하는 편이 좋겠다.
742번 보라매역의 중국어 표기는 「波拉美」이다. 과거 空軍士官學校가 자리잡았기에 空軍을 상징하는 「보라매」라는 일반명사가 그대로 지명이 된 사례이다. 「보라」가 몽골어로부터의 차용어라는 사실은 유명한데, 다만 해당 어휘는 이미 토착화되어 어원 의식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譯語類解』에는 「보라매」의 중국어 대역어로 「秋鷹」을 제시하고, 한편 「甫羅鷹」이라는 借字表記도 존재한다. 國産 전투기 KF-21의 명칭인 「보라매」는 중국어권 언론에서 「사냥매」를 의미하는 「獵鷹」으로 번역되는 경향이 있는데, 본디 의미를 정확히 살린 번역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해당 일대의 지역에서 「보라매」는 이미 空軍의 상징으로부터 분리된 지명으로 정착하였으니, 여기서도 國防部측의 공식적인 용어 번역과 별개로 고려하여 지명의 일종으로 취급해야 이치에 맞다. 이 글에서의 판단 기준을 위계적으로 적용하여 「4.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의미역을 할」 것이나 애초에 전래지명이 아닌 일반명사에서 유래하는 탓에 「6. 漢化 지명이 문증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므로, 「전통적인 한화 지명 관습을 답습하여 작명」해야 하는 소수의 사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직관에 의존하여 「紫鷹」(과연 「보라」에 「紫」를 대역시킨 사례가 전통적으로 허용되는지 의문스럽기도 하다)을 제안하고 싶은 바이나, 역시 「甫羅鷹」이 이미 문증되는 한 이것을 따르고자 한다.
751번 까치울역의 중국어 표기는 「喜鵲屋」이다. 「까치울」의 漢化 표기는 전통적으로 「鵲洞」이 우세했는데 어째서 이를 채택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다. 해당 지명은 「까치-울」로 분석되는데, 後部 요소인 「울」은 音譯하여 「屋」가 되었다. 【공공】에 따르면 고유어 지명을 音譯하는 조건은 「정확한 의미나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인데, 「울」은 친숙한 地名素인 「골[谷]」의 이형태이며 결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지명소가 아니다. 또한 前部 요소인 「까치」에 대해서는 어째서인지 意味譯을 하여 「喜鵲」가 되었고, 音譯과 意味譯이 공존하는 지금의 지리멸렬한 상태에 이른다. 또한 2호선 까치산역 항목에서 논했듯이, 3음절 지명에 대한 중국어 표기를 꼭 3글자로 맞춰야 할 이유는 없다. 전반적으로 현행 중국어 표기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며, 文證되는 「鵲洞」을 취하거나 7호선 먹골역 문단에서 언급한 경향대로 「鵲谷」와 같은 대안 표기를 취해야 할 것이다.


9호선
905번 마곡나루역의 중국어 표기는 「麻谷渡口」이다. 더불어 934번 송파나루역의 중국어 표기는 「松坡渡口」이다. 「나루」의 문제에 관해서는 2호선 잠실나루역 항목에서 이미 논했다. 마곡나루역과 송파나루역의 중국어 번역으로 각각 새로 「麻谷津」「松坡津」을 제안한다.
916번 샛강역의 중국어 표기는 「賽江」이다. 문헌에서 「샛강」의 漢化지명은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해당 지명이 지어진 지리적 배경을 궁리해보면, 중국어로 간단하게 「間江」으로 번역할 수 있다.
918번 노들역의 중국어 표기는 「鷺得」이다. 이 역명의 중국어譯은 일일이 논할 것도 없이 「鷺梁」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古地圖에는 「露梁」과 같은 표기가 더 흔하지만, 오늘날 「鷺梁津(=노들나루)」에서와 같이 널리 쓰이는 用字는 「鷺」이므로 마땅히 배려하여 따라야 할 것이다.


수인·분당선
K216번 한티역의 중국어 표기는 「漢堤」이다. 「한티」는 서울 강남구 「大峙」의 전래지명인데, 수도권 전철 3호선에 이미 대치역이 존재하여 鄕漢分割의 문제가 있다. 현재까지 「한티」를 음역한 자료는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일부 온라인 백과사전은 공교롭게도 한티역의 현행 중국어譯과 동일한 「漢堤」를 역사적인 차자 표기로 제시하나, 출처를 기재하지 않는 한국어 웹의 고질적 문제 탓에 신뢰할 수 없다. 여기서는 後部요소 「티」를 漢化할 때 「峙」로 대역하는 관습을 존중하여 「漢峙」로 작명하고자 한다. 【총람】에 실린 전래지명 가운데 충북 堤川郡 錦城面 山谷里의 「汗峙」(이칭 「대티」), 충남 扶餘郡 林川面 郡司里의 「漢峙」 (이칭 「한고개」), 경북 榮州郡 浮石面 甘谷里의 「寒峙」, 경남 咸陽郡 柳林面 大宮里의 「閑峙」(이칭 「대티」), 경남 義昌郡 鎭北面 鼎峴里의 「限峙」(이칭 「한팃재」) 등, 전국 각지의 「한티」 계열 전래지명의 대부분이 이와 같은 漢化 방식을 따른다.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 경전철 驛舍 내의 공공 안내는 어째서인지 一般鐵道를 대상으로 마련된 지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한자 표기가 中共 簡化字가 아니라 正字이다. 이런 까닭에 U112번 범골역과 U119번 새말역과 같은 고유어 역명에는 따로 한자 표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공식 사이트의 열차운행 시각표에는 중국어 역명이 병기되어 있어 실제로는 【공공】을 따르고 있음이 확인이 가능하다.
U112번 범골역의 중국어 표기는 「本果」이다. 【공공】의 기준에 따르면 음역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음역되었으며, 심지어 수도권 전철에서 역명의 「골」을 중국어 「谷」로 옮기는 경향도 지켜지지 않았다. 「本果」는 전철의 운영 주체에 따라, 심지어는 해당 부서 담당자의 취향에 따라 중국어 번역이 일관성없이 마련되고 있는 실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총람】에는 「범골」의 漢化지명으로서 「虎洞」을 수록하고, 【오만분】에도 「虎洞」이 확인된다. 따라서 중국어譯은 「虎洞」이 되어야 마땅하며, 「虎谷」 또한 가능하리라.

U119번 새말역의 중국어 표기는 「賽馬」이다. 【총람】과 【오만분】 모두 漢化지명 「新村」을 제시하는데, 「새말」은 실로 전국적으로 흔한 지명이기에 단순 漢化로는 기존의 2호선 신촌역과 표기가 겹치게 되는 문제가 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이처럼 인근 지명이 아주 보편적인 까닭에 역명이 겹치는 문제가 있을 경우, 단순히 전래지명을 취해서는 문제의 발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모종의 접두어를 사용하여 구분을 꾀하는 편이 보다 현명한 태도라고 본다. 예컨대 일본의 철도 역명 「武蔵小杉」「武蔵境」「武蔵浦和」 등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지명을 이미 다른 철도역에 선점당했거나 독점하지 않기 위해, 옛 武藏國 일대(오늘날 일본의 수도권 일대)에 속하거나 그 주변에 위치하는 역명에 「武蔵」라는 접두어를 붙여 구분을 꾀한다. 인천 지하철에도 「인천가좌역」이 존재하여 경의·중앙선의 가좌역과 구분한다. 2호선 신촌역이 이미 존재하는 한, 의정부 경전철은 후발 주자로서 역명을 「의정부신촌역」으로 하거나, 그 전래지명인 「새말」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역명을 「의정부새말역」과 같이 정하여, 향후 전국 어딘가에서 신설될지도 모르는 또다른 「새말역」에 배려해야 했다. 아무튼 현재는 아무런 접두어 없이 「새말」이라는 역명을 독점하게 되었으므로, 그 중국어譯을 정함에 있어 다소간의 번거로움이 남게 된다.

다행히 오늘날에는 「新谷」이라는 다른 漢化지명이 법정동名으로 정착하였고, 또 「新谷」의 이름을 사용하는 다른 철도역이 없으므로(정확히는 廢驛이 되었다), 이를 그대로 취하여 중국어 역명을 「新谷」로 정할 것을 제안한다.
우이신설선
S111번 솔밭공원역의 중국어 표기는 「松林公園」이다. 인공지명이지만 意味譯이 아닌 漢化를 한다면 「松田公園」이 가당할 것이다.
S117번 솔샘역의 중국어 표기는 「松泉」이다. 이 역은 松泉洞에 속하므로 해당 중국어 역명은 문제가 없다. 다만 「솔샘」에 대해서는 사족을 붙여야 하겠는데, 이것이 마치 전래지명처럼 쓰이고 있으나 【총람】은 「솔샘」을 수록하지 않으며 그 어떤 문헌 자료도 「솔샘」의 전래성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내 사견으로는 기존의 지명 「松泉」을 역방향으로 고유어化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신림선
S401번 샛강역에 관해서는 前揭 9호선 문단의 仝항목을 참고하라. 또한 S404–406의 보라매 역명에 관해서는 前揭 7호선 문단의 仝항목을 참고하라.
인천 2호선
I208번 검바위역의 중국어 표기는 「黔石」이다. 이 역명의 중국어譯이 「黔岩」이 되지 못한 이유는 鄕漢分割에 의해 인천 2호선 검암역이 이미 존재하는 탓이다. 【지지】는 「금바위」(「검바위」의 이칭)의 한화지명으로 「儉巖」을 수록하기 때문에, 後部요소 「바위」를 중국어 「石」로 옮겨 부자연스러움을 추구할 필요 없이, 이표기인 「儉岩」을 취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노선이 다르고 직접 환승이 되지 않아 鄕漢分割을 시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그리 하여 대중에게 전래지명의 노출을 늘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런데 같은 노선의 바로 인접하는 역의 이름을 鄕漢分割로 때워버리는 방식은 실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마치 「검암」과 「검바위」가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킨다는 잘못된 인식을 초래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차라리 중국과 일본의 방식을 따와서 검바위역을 「남검암역」으로 하든지, 아니면 향토적인 느낌을 살려 「아랫검암역」과 같이 구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I216번 가재울역의 중국어 표기는 「蝲蛄溪」이다. 현행 중국어 역명은 의미역을 한 결과인데, 「가재울」의 前部요소가 갑각류 가재와 무관한 것은 명백하므로 중국어에서 가재를 의미하는 「蝲蛄」로 번역해서는 지명 전통을 해치게 된다. 또한 後部요소 「울」은 지명소 「골〜굴」의 이형태인데, 어째서인지 「개울」과 혼동되어 중국어 역명에서 「溪」로 대역되었다. 이와 같이 가재울역의 현행 중국어 역명은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다. 「가재울」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지명인바, 그 漢化지명인 「가좌」 계열 지명도 전국 도처에 분포하는 탓에, 당장 인천 2호선의 인천가좌역은 경의·중앙선의 가좌역과의 구분을 위해 「인천」이라는 지역 접두어를 붙인 상태이다. 가재울역의 중국어譯으로는 사실 역이 속하는 법정동명인 「佳佐洞」을 그대로 따와도 문제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前部요소 「가재」는 「佳佐」에, 後部요소 「울」은 「洞」에 명료하게 대응되기 때문이다. 【지지】에는 이곳 「가좌울ᄀᆡ」의 漢化지명으로 「佳佐洞浦」가 수록되어 있다. 가재울역의 중국어譯으로 「佳佐洞」을 제안한다.


I220번 석바위시장역의 중국어 표기는 「石岩市場」이다. 해당 지명의 중국어譯은 【지지】를 통해 뒷받침되므로 문제가 없다.

I223번 모래내시장역의 중국어 표기는 「沙丘市場」이다. 오늘날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4동 일대를 「모래내마을」이라고 불렀다는데, 문헌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해당 지명의 중국어 번역은 적절히 漢化하여 「沙川市場」으로 제안한다.
나가며
이 글에서 제안한 수도권 전철의 중국어 역명은 현행 중국어 번역 역명과 비교하여 형식적인 면에서의 일관성이 제고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공 언어가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견해가 존재할 것이고, 나의 개인적인 제안이 경우에 따라서는 改惡으로 여겨질 여지도 있으리라. 나로서는 我國 지명을 둘러싼 다양한 언어 전통을 계승하고 보전하려는 의도 하에서 나름의 판단 기준을 세워 체계적인 중국어 번역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였다. 앞으로 수도권 전철을 넘어서 전국 각지의 도시・광역철도 노선, 나아가 일반철도의 역명까지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여 새로이 중국어 번역을 제안하고자 한다.